환자 살리려 심폐소생술 하던 의료진 '살인 진드기병' 감염

입력 2020-08-13 10:49
수정 2020-08-13 10:51
응급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던 의료진 5명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렸다.

지난 12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속 의사와 간호사 5명은 SFTS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다.

SFTS는 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과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일명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린다.

의료진은 지난달 24일 기저질환으로 응급실로 들어온 86세 여성 환자가 나흘 뒤 상태가 악화하자 4시간가량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본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에게 기관 내 삽관 및 CPR과 함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기도 마스크백을 짜주는 '앰부배깅'을 3∼4시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이 과정에서 다수의 의료진이 감염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양성 반응이 나타난 의료진들은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대부분 상태가 호전돼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 않아 퇴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질본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병원을 이용하는 다른 환자가 SFTS에 감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측은 "SFTS는 혈액이나 타액으로만 전파된다. 원내 감염이 아닌 환자에 의한 감염으로, 추가 감염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