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2일(06: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국내 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에 뛰어든다. 환경 보호와 사회공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민간 기업의 ESG 금융시장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ESG 채권은 발행기업의 자금조달 목적이 환경(그린본드)과 사회(소셜본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받은 채권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다음달 초 발행 예정인 1500억원어치 회사채 중 일부를 ESG 채권 형태로 찍을 계획이다. 10년물 500억원어치를 그린본드나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속가능채권은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성격의 ESG 채권이다.
롯데지주는 ESG 채권을 발행해 마련한 자금은 현재 경기 오산에 있는 롯데그룹 연수원 확장 공사에 사용할 방침이다. 새 건물을 친환경 방식으로 짓고 있어 무난히 ESG 채권 발행 목적에 부합한다는 인증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 역시 친환경건물로 인증받은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위해 빌린 자금을 갚기 위해 2018년(2억달러)과 지난해(3억달러) 총 5억달러어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민간 기업 사이에서도 ESG 채권 발행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2017년까지만 해도 ESG 채권 발행기업의 대부분이 공기업과 금융사였지만 최근 2년여간 롯데물산 포스코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민간 대기업도 적극적으로 발행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전 세계 ESG 펀드 규모가 꾸준히 불어나면서 투자수요가 늘어난 것도 ESG 채권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도 이전보다 더 ESG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에 ESG 채권을 발행하는 민간 기업이 갈수록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