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레스 테라퓨릭스가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SER-109'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세레스 테라퓨틱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에 대한 임상 3상의 주요 결과를 공개했다. 긍정적 결과에 따라 CDI 치료를 위한 대변이식을 대체할 경구용 치료제로 기대되고 있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건강한 성인 중 2~5%의 장내에 항상 존재하는 미생물이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술 등의 이유로 항생제를 투여하면 급격히 증식해 설사 등을 유발하고, 심각하면 사망에까지 이른다. 미국에서는 CDI로 매년 약 2만명이 숨진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다른 박테리아와 달리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최근 대변이식 등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세레스 측은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대변이식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경구용 치료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레스의 ‘SER-109’은 건강한 인간의 대변에서 표적 박테리아를 정제해서 만든 경구용 약물이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정상화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대변 이식술과 달리 경구용으로 복용할 수 있다.
이번 임상 3상에서 세레스는 다중 재발성 CDI 환자 182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를 진행했다. 8주 투여에 대한 결과 재발률이 11.1%로 위약군 41.3%에 비해 낮았다. 이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한 조건을 크게 초과 충족한 수치라고 세레스 측은 설명했다.
에릭 샤프(Eric D. Shaff) 세레스 대표는 "표적형 마이크로바이옴 약물 후보에 대한 최초의 긍정적인 중추적 임상연구 결과"라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검증"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미생물(microbe)과 그 생태계(biome)를 일컫는 용어다. 인체에는 세포나 유전자보다 많은 미생물이 일종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질병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및 치료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