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와 국제기구 등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와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1일(현지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백신의 효과를 확실히 입증했는지에 대해 심각히 의문”이라며 “백신을 제조한다고 해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백신에 대한 WHO의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WHO는 백신과 의약품에 대한 엄격한 검토 및 평가 등 사전 자격 심사 절차를 마련했다”며 “절차를 가속화하는 것이 곧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땄다. 러시아는 8월 말~9월 초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