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러시아, 코로나 백신 공식 등록…푸틴 "내 딸도 접종"

입력 2020-08-11 19:36
수정 2020-09-10 00:32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공식 등록됐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원격 내각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아침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등록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이 필요한 모든 검증 절차를 거쳤다"면서 자신의 두 딸 중 한 명도 해당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차 접종 후 딸의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갔지만 이튿날 37도 정도로 떨어졌다"면서 "2차 접종 이후에도 체온이 조금 올라갔지만 곧이어 내려가 지금은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백신이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해 만들어졌고 효능이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등록된 백신의 양산이 조만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하는 사람 모두가 접종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은 자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오늘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백신의 국가등록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임상시험이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무라슈코 장관이 언급한 가말레야 센터는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다.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투자를 받아 러시아 국방부 산하 제48 중앙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왔다. 무라슈코는 장관은 "모든 자원자들에게서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항체가 생성됐다"면서 "접종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은 아무에게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단계적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감염 고위험군에 속하는 의료진과 교사 등에게 우선하여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백신은 38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임상 시험이 지난달 중순 마무리됐다. 이후 2차 임상시험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백신이 공식 등록 절차를 마치면서 조만간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말 "가말레야 센터 개발 백신을 8월에 공식 등록하고 9월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통상 수천~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1~3차 임상 시험이 끝난 뒤 백신의 공식 등록과 양산, 일반인 접종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3차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성급한 백신 접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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