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 주식을 대량 매입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버핏이 보유한 종목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종목은 애플이나 아마존이 아니었다. 미국 고급 가구업체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였다.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는 지난 7일까지 3개월간 89%가량 올랐다. 주가는 310달러를 웃돌며 연 저점(80.43달러)의 네 배 수준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집 수리, 인테리어 관련주가 상승한 영향이다.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는 코로나19에도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었고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충격도 받지 않았다.
이 회사는 가구, 조명, 욕실용품, 정원용품 등 다양한 고급 제품을 온라인 카탈로그를 통해 판매했다.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깨끗한 상태로 도착할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서비스(화이트 글러브 딜리버리 서비스)를 통해 재구매율을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했다. 소비자 불만족에 따른 제품 반품이 줄어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가 지난 6월 “공격적인 비용 절감으로 회사 수익이 최고치를 찍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는 하루 만에 17% 급등했다.
버핏은 작년 3분기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110만 주를 처음 담았다. 4분기에는 170만 주로 늘렸고 올 1분기에도 보유 수량을 유지했다. 170만 주는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 발행 주식의 9%에 달하는 물량이다. 지난 3개월간 지분 변화가 없었다면 버핏은 레스토레이션 하드웨어에서만 2억5025만달러(약 3000억원)를 벌었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핀테크(금융기술)기업 스톤코는 같은 기간 80.83% 오르며 버핏 보유 종목 중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화물운송기업 UPS도 이 기간 동안 67.07% 올랐다. 같은 기간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43.17%, 33.11% 상승에 그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