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과 같은 글로벌 경제의 위기 상황이 닥치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국들이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도 추세적으로 약세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른 달러 전망과 투자 포트폴리오 시사점을 점검해야 한다. 지난 3개월간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자금은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근 10년 가운데 월간 기준 가장 큰 순유출이 발생했다.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가치는 지난 10년간 상승했다. 2011년 저점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최근 몇 달간의 하락에도 여전히 달러 가치는 10년 전과 비교해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이 추세적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달러 가치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통화가치에 가장 영향을 큰 영향을 주는 변수 중 하나는 국가 간 금리차(Interest rate differential)이다. 현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제로로 경기부양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 대비 금리차는 이전 대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3월에 발표된 제로금리 정책 이전 단기 금리차는 유럽과는 2.13%포인트 그리고 일본과는 1.73%포인트 정도였다. 현재는 각각 0.63%포인트. 0.23%포인트 차로 줄었다. 또 정책금리 인하로 미국 명목금리가 지난 3개월간 크게 하락하면서 미국 실질금리가 주요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더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통화는 금리차에서 결정된다. 실질금리가 높은 나라 통화는 강세로, 실질금리가 낮은 국가 통화는 약세가 된다.
현재 미국의 상황은 점진적인 달러 약세 환경이 조성된 상태다. 추가적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주요 국가와 통화 스와프(Swap) 계약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달러 약세의 원인이다.
달러 가치를 결정짓는 두 번째 중요한 변수는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차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유럽과 주요 이머징 국가 대비 경기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아래 도표는 주요 국가의 최근 PMI(제조업 구매자 지표) 변화다. PMI는 실물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국가별 PMI 수치를 보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회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경제에 70% 차지하고 있는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서비스 부문의 회복세가 주요국 대비 느리게 회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미국보다 유럽 경제가 더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주요국 대비 느려 달러 가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달러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미국의 통화 정책(Monetary policy)과 재정 정책(Fiscal policy)이다. 미국은 통화 정책을 통한 엄청난 규모의 양적 완화와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경기부양을 하고 있다. 급속하게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순부채국(net debt nation)이다. 증가하는 재정 적자는 외국인 투자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증가하는 재정 적자는 달러 약세의 선행 지표 역할을 했다. 달러 약세는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국 투자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이 같은 근거들로 달러화는 점진적인 약세로 전망된다. 달러가 글로벌 기축 통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이 영향을 줄 것이다.
대부부의 글로벌 제품들은 달러로 거래된다. 이 때문에 달러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많은 매수 여력을 만들어 준다. 달러 약세는 원자재 수출국과 신흔국에 특히 도움이 된다.
달러 약세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주는 시사점(Implications)은 무엇일까. 달러 약세 테마에 대처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미국 일변도 투자에서 달러 약세에 수혜를 볼 수 있게 글로벌 분산투자(Global diversification)를 하는 것이다.
달러 약세 수혜를 보는 자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주식자산은 원자재 수출국(러시아, 라틴) 지수 ▲채권 자산은 신흥국 채권 (달러 표시 EMB, 현지통화 표시 EMB) ▲지막으로 달러 약세의 가장 큰 수혜 자산은 원자재(Commodity)에 투자할 필요다.
원자재 가격은 전형적으로 달러 가치와 반비례로 움직인다. 달러 약세가 되면 원자재 가격은 상승한다는 뜻이다.
이런 자산에 투자할 때 가장 고려할 점은 '변동성'이다. 대표적인 수혜 대상 자산인 이머징 채권, 석유 수출국 EM 주식, 원자재 자산이 높은 업사이드 퍼텐셜(Upside potential)이 기대된다. 비례적으로 변동성도 높은 자산이다. 상기 자산을 투자하고자 할 경우 개별 자산보다 해당 자산들에 분산 투자(Diversification) 해 변동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다. 달러 약세 테마는 단기적인 테마보다는 향후 2~3년 걸친 중기적인 테마다. 충분한 투자 기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네이버 밴드 GB 투자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