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실수 했다가…10년 내 집 마련 못한다"

입력 2020-08-11 14:34
수정 2020-08-11 16:15

경기도 성남시에서 '로또 아파트' 청약이 시작됐다.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1132번지 일원에서 신흥 2구역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산성역 자이푸르지오'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대비 4억원 이상 낮은데다 공원을 끼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다. 다만 성남시 수정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후 첫 분양되는 아파트이고 공공분양이라는 점 등은 청약자들에게 까다롭게 작용할 예정이다. '로또' 청약을 노리고 무리했다가 공급질서 교란 행위로 적발되면 10년간 청약할 수 없다.

산성역 자이푸르지오는 일반적인 재개발 아파트와는 다른 '민간참여형 공공분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고 있다. 분양 또한 공공분양의 조건에 맞게 설정됐다. 1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2일 1순위(해당지역), 13일 1순위(기타지역)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일반공급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 2년 이상 성남시 거주자 및 2년(24회) 이상 입주자 저축을 한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1순위 해당 지역 접수를 진행한다. 특별 공급은 기관추천, 국가유공자,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노부모부양, 생애최초 등이 있다. 특별공급 대부분 '부적격' 안되도록 주의해야'부적격 당첨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수로 잘못 입력하거나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가 부적격 당첨자가 되서 계약이 취소될 경우다. 이 경우 최대 1년까지 청약이 어려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청약통장 등을 거래 혹은 알선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신규주택을 공급받는 경우 공급질서 교란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교란행위자와 알선자 모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 56조에 따라 최대 10년간 입주자 자격이 제한된다. 이 규제는 12·16대책에 따라 개정안이 지난 4월17일부터 시행되면서부터 적용됐다.

올해 3월 공공분양으로 3만8000여 명의 청약통장을 받았던 '과천 제이드자이'의 경우 특별공급 물량 당첨자 515가구 중 30%에 가까운 140가구가 부적격으로 나왔다. 김현철 GS건설 분양소장은 "특별공급에서 부적격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라며 "청약자들 대부분 처음 청약에 임하는 경우들이 많다보니 본의 아니게 부적격이 나온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더군다나 이 아파트는 지난 6·17대책으로 추기과열지구가 된 수정구에서 나오는 단지다. 지역 거주제한 요건이 1년에서 2년으로 강화됐고, 재당첨 제한기간도 10년으로 늘어났다. 전매제한기간은 일반공급의 경우는 소유권 이전등기시지만, 특별공급은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제출해야할 자금조달계획서도 달라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자금조달계획 신고 정도만 하면 됐지만,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예금이나 주식, 소득, 등과 같은 자기자금과 차입금을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대출이 줄어든 것도 물론이다. 9억원 이하의 분양가에서 40%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이 늘어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청약자가 당초 예상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주변 아파트와 워낙 시세차이가 나기 때문에 청약통장은 기본적으로 3만개 이상을 점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에 신흥1구역을 재개발한 '산성역 포레스티아'의 경우 전용 84㎡가 최근 1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2017년 7월 분양된 아파트로 분양가가 5억원 중반대여서, 시세가 두배 이상으로 뛰게 됐다. 분양가, 주변 시세 대비 4억원 이상 차익
산성역 자이푸르지오는 지하 4층~지상 29층, 31개 동, 4개 블록, 전용면적 51~84㎡로 구성된 4774가구 규모다. 일반분양은 1718가구다. 이중 1347가구가 특별공급으로 분양되고, 나머지 371가구가 청약통장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별 가구수와 대략적인 분양가는 ▲전용 51㎡ 38가구, 4억7500만원 ▲전용 59㎡ 606가구, 5억4000만원대 ▲전용 74㎡ 996가구, 6억6000만원대 ▲전용 84㎡ 78가구, 7억2000만원대다. 1000만~1200만원 정도의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면 대부분의 추가 옵션 없이 모델하우스에 꾸며져 있는 그대로를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시세와 4억원 이상 차이나는 장점 외에도 주변 환경이 개선되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성남시 구도심 일대는 최근 들어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 재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수정구와 중원구에서 예정되어 있는 약 27개의 도시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일대는 약 6만 가구의 새 아파트 타운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될 전망이다.

산성역 자이푸르지오가 들어서는 신흥2구역은 '공원'과 '학교'가 특징이다. 단지 바로 앞으로는 12만㎡ 규모의 희망대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테니스장, 족구장, 배트민턴장 등 각종 운동시설을 비롯해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물놀이장 등이 있다. 희망대초를 비롯해 성남북초, 성남서중, 성남여중 등 학교가 가깝다. 경기성남교육도서관, 성남시수정청소년수련관 등도 가깝게 자이용할 수 있다.

단지에서 지하철은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일단 탑승하면 잠실이나 강남 부근으로 오가기가 수월하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 신흥역, 단대오거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잠실역에 바로 닿을 수 있고 환승을 통해 2호선 삼성역 등 강남권 출퇴근도 편리하다. 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도로, 헌릉로 등을 이용해 강남, 판교 등 주요 업무시설로의 이동하기도 좋은 편이다. 공원·학교 가깝지만 역세권과 거리 있어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3개 블록으로 이뤄진 단지지만, 청약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희망대공원과 학교시설들을 둘러싸고 있는 동들은 대부분 조합원들의 몫이 됐다. 일반분양으로는 저층이나 타워형 평면이 배치된 점은 아쉽다. 일반분양에서 공원조망을 누리기에는 다소 기회가 부족하다.

내부 평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최근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4베이 판상형 구조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용 59㎡D형과 84㎡B형 정도만 이와같은 구조로 빠졌지만, 일반분양으로 나온 비율은 극히 적다. 일반분양에서는 방 2개와 거실이 전면에 있는 3베이 평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베이는 방이나 거실이 깊게 빠지는 게 특징이어서, 가구배치를 하기에는 장점이 있다.

자녀방으로 발코니가 빠진 평면이 주를 이룬다. 안방을 넓게 쓸 수 있는 대신에 안방의 채광이 부족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창호가 작다보니 채광이나 환기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상옵션이긴 하지만 차세대 실내 환기 시스템인 '시스클라인'이 준비되어 있다. 다용도실로 불리는 주방 쪽의 후면 공간도 작다고 느낄 수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놓으려면 치수를 재봐야할 필요가 있다.

한편 지난 7일 문을 연 분양 홈페이지와 GS건설의 유튜브 채널 ‘자이TV’에서 진행한 실시간 모델하우스 소개 방송에는 수만명이 몰렸다.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0일이며, 당첨자 계약은 9월 18~25일이다. 입주는 2023년 10월 예정이다.

성남=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