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도주로 자리잡은 카카오에 대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 보고서가 나왔다.
7일 증권사들은 카카오와 관련해 16개 보고서를 쏟아냈다. KTB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는 매수 의견을 냈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이 낸 보고서 제목은 ‘밸류에이션 도달에 따른 투자의견 하향’이었다. 김 연구원도 급등한 주가를 반영해 카카오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38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 카카오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제시한 보고서가 나온 건 201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내는 경향이 있어 보유 의견은 일반적으로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의 적정 기업가치를 33조2000억원으로 계산했다. 이를 주식 수로 나눈 주당 적정가치(목표주가)는 38만원. 전날 카카오 종가는 36만4000원으로, 목표주가에 근접했다. 그는 “실제 주가가 목표주가의 15~-5% 사이에 있으면 매수가 아니라 보유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카카오 보고서 16개 중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김창권 연구원은 46만원에 매수 의견을 냈다. KTB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8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두 연구원은 온라인 콘텐츠 부문 평가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김진구 연구원은 이 부문의 적정가치를 약 4조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창권 연구원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0조원을 제시했다. 김진구 연구원은 “카카오재팬이 2025년까지 웹툰 등의 분야에서 1위 사업자가 된다고 가정하고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등 성장성을 과소평가하지 않아도 이 정도가 적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창권 연구원은 “일본 웹툰 부문의 하루평균 거래액이 1월 6억원에서 7월에는 16억원(추정치)까지 올라가는 등 콘텐츠 부문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며 “10조원도 과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증권계 관계자는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는 애널리스트의 주관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카카오는 3.02% 하락한 3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