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푹푹 찌는 날 '슬기로운' 수분 보충법, 운동 2~3시간前 물 한잔…중간중간 '한잔 더'

입력 2020-08-07 16:57
수정 2020-08-08 02:43
유례없이 긴 장마로 요새 운동족들의 표정은 시무룩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내 운동을 위축시켰다면, 야속한 비는 야외 활동을 막고 있습니다. 잠깐 비가 멈췄을 때 밖으로 나가면 80~90%가 넘는 습도에 숨이 턱턱 막힐 때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높은 습도에서 운동할 때나 무더위가 찾아왔을 때 이에 맞는 수분 보충법을 알고 있어야 온열손상이나 탈진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저는 야구, 사이클, 골프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편입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한낮에 2시간짜리 야구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다 갑작스럽게 두통이 찾아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골프를 할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지요. 물을 적게 마셔 생긴 일종의 탈수 증세였습니다.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마다 음료수나 물을 한두 모금씩 마시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던 겁니다.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면 신체 활동 및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현기증, 두통 등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 뒤 물과 스포츠 음료를 챙기는 것이 습관화됐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마셔야 적절한 수분 보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서울대 의대 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운동 전 수분 섭취는 2~3시간 전이 좋다고 합니다. 위와 장으로 흘러 들어간 수분이 신체 곳곳에 흡수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두기 위해서죠. 권장 섭취량은 체중 1㎏당 5~7mL입니다. 몸무게가 70㎏인 사람은 350~490mL를 마시면 됩니다. 몸속에 수분을 저장하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신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운동 중 수분 섭취는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 중 얼마나 자주 물을 접할 수 있는지, 어떤 운동을 얼마나 강하게 하는지, 날씨가 어떤지에 따라 사람의 수분 손실량은 달라집니다. 보통 사람이 운동을 할 때 시간당 0.8~1.5L의 땀을 흘린다고 합니다. 반드시 손실된 만큼의 수분은 보충해야 탈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갈증을 심하게 느낀 뒤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보다 운동 중간중간 물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강도 운동일수록 수분 흡수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경훈 사이클 해설위원은 “프로 사이클 선수들은 100㎞ 거리 경주를 할 때 보통 550mL 물통 2~3개만큼의 음료를 마신다”며 “아마추어는 같은 거리를 달려도 더 긴 시간을 소모하고 수분 손실도 많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마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포카리스웨트를 제조·판매하는 동아오츠카가 내놓은 ‘마라톤 중 수분 섭취 10계명’ 중에도 ‘갈증이 없어도 모든 급수대에서 수분을 섭취하라’ ‘머리에 물을 붓기보다 마시면서 중추 체온을 식혀라’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골프장에서는 2~3홀에 한 번씩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아무리 경미한 수준이어도 탈수 증세가 발생하면 드라이브샷 거리도 줄고 퍼팅 집중력도 흐트러진다는 것이지요. 저는 야외 운동을 할 때 중간에 화장실을 갈 정도로 넉넉하게 물을 마시는 편입니다.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몸속 수분이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분과 전해질이 포함된 스포츠 음료도 챙겨두면 탈수 방지에 도움을 줍니다. 그늘집에서 시원한 맥주맛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알코올 섭취가 지나치면 탈수를 촉진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