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원)이 열린 7일 경북 경주 블루원디아너스CC(파72·6518야드) 14번홀(파5). 이글 칩샷을 홀에 꽂아 넣은 유해란(19)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한·미·일 프로 통산 54승을 기록한 신지애(32),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과 신인왕을 거머쥔 이정은(24)이 포진한 ‘드림팀’을 따라잡았기 때문. 미국·일본 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 연합팀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겨루는 팀 대항전인 이 대회에서 KLPGA 루키 유해란은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신지애와 이정은은 패기로 똘똘 뭉친 유해란과 김아림(25)에게 15번홀(파3)에서 ‘쌍버디’를 맞으며 한 홀 차 패배를 당했다. 패기의 국내파 “우리 골프 좀 치죠”
올해로 6회째인 이 대회는 사흘간 포볼(두 선수가 각각의 공으로 플레이하고 좋은 스코어를 채택), 포섬(한 팀이 공 한 개로 번갈아가며 경기), 1 대 1 매치플레이 대결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젊은 피가 포진한 KLPGA팀은 첫날 포볼 경기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팀을 압도했다. KLPGA투어 대상 랭킹 1위인 이소영(23)이 선봉에 섰다. 임희정(20)과 짝을 이룬 이소영은 유소연(30)-배선우(26) 조와 전반 내내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이소영은 후반 들어 신들린 아이언 샷을 선보이며 버디 사냥을 시작했다. 10번홀(파4), 11번홀(파5)에서 아이언 샷을 핀 가까이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선배들을 두 홀 차로 따돌렸다. 올해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인 유소연이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소영은 13번홀(파3)에서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승기를 잡았다. 결과는 2&1(1홀 남기고 2홀 차) 승리. ‘골프 여제’ 잡은 BC카드 연장전 듀오지난 6월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연장 명승부를 펼쳤던 박민지(22)와 김지영(24)은 한 팀으로 뭉쳐 ‘골프여제’ 박인비(32)와 이민영(28) 조를 제압했다. 전반에만 신들린 아이언 샷을 앞세워 버디 4개를 골라낸 박민지는 11번홀,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에 나선 박인비 조를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따돌렸다.
박현경(20)과 최혜진(21)이 짝을 이룬 ‘KLPGA 대세 조’도 최나연(32)-이미향(27) 조를 상대로 3&2승리를 거둬 KLPGA팀에 승점 1점을 안겼다. 박인비는 “젊은 선수들의 실력이 굉장하다”며 “캐디를 보고 있는 남편과 상의해 내일부터 필승 전략을 짜와야겠다”고 말했다.
김하늘(32)-허미정(31) 조는 오지현(24)-최예림(21) 조와 양보 없는 접전을 펼쳤지만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저격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깜짝 쇼와 함께 등장한 지은희(34)-김효주(25) 조는 김지현(29)-이소미(21) 조를 4&3으로 압도하는 한 수 위의 실력으로 해외파의 체면치레를 했다.
KLPGA 팀의 주장인 김지현이 11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지만 간격은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았다. 이로써 첫날 KLPGA팀과 해외파팀 간 대결은 승점 4.5 대 1.5로 KLPGA팀이 앞선 채 마무리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