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에 성공한 20대 A씨는 매달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에 4만원을 넣고 있다. 별도의 수입이 없던 대학생 시절부터 매달 이 액수를 꼬박꼬박 저축했다. 이제 고정 수입이 생겨 청약통장 납입금을 높일 생각이다. 하지만 얼마나 넣는 것이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주변에 물어보니 적은 액수라도 매달 넣는 게 좋다는 쪽과 무조건 많이 넣는 게 좋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린다. 청약통장에는 매달 얼마씩 넣는 것이 좋을까.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매달 2만~50만원 사이에서 자유롭게 납입금을 정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는 가입기간 1년 경과 시 연 1.5% 수준이고, 2년이 경과하면 연 1.8%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거나 통장을 해지하지 않으면 저축액을 찾을 방법이 없어 매달 너무 많은 금액을 넣으면 목돈이 묶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부분 청약통장에 매달 최소 10만원씩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LH(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등이 건설하는 공공아파트는 매월 10만원씩 150회를 넣은 이가 가장 높은 가점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10만원보다 적은 돈을 불입하면 2만원이든 10만원이든 똑같이 1회차를 소요한 것이 된다. 이 경우 공공아파트 청약에서 순위가 밀리게 된다.
공공아파트를 청약받으려는 경우 10만원보다 적은 돈을 매달 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월별 저축액을 0원으로 설정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납입하지 않은 회차에 대해서는 추후 은행에 가서 밀린 회차에 돈을 넣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영아파트 청약에서는 청약저축 납입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가입 기간과 예치금액만 고려 요인이 된다. 다만 예치금액 기준이 지역과 주택형마다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형 1순위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00만원이 통장 안에 있어야 한다. 이른바 '무적통장'이라고 불리는 1500만원 이상이 든 통장이 있으면 전용 135㎡가 넘는 모든 주택형의 1순위 자격을 갖게 된다.
재테크 측면에서는 월 20만원을 맞춰서 넣는 편이 가장 유리하다. 현재 총 급여액 7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는 연 납입액 240만원 한도 내에서 40%의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즉, 매월 20만원씩 빠짐없이 청약통장에 납입하면 연말정산 때 96만원만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