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올 여름 평균휴가비 73만원…코로나에 역대 최저

입력 2020-08-06 08:29
수정 2020-11-04 00:03

일본인들은 올 여름휴가에 평균 6만5157엔(약 73만원)을 쓸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여름휴가 예산이 2006년 조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이 지난 6월15~18일 전국 20~50대 남녀 1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 여름휴가비는 평균 6만5157엔으로 작년보다 2914엔 감소, 2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8만9296엔을 기록했던 2015년에 비해 5년 만에 휴가비가 4분의 1 줄었다. 일본인들의 평균 여름휴가비는 2009년 이후 8만5000엔 안팎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6만8071엔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6만엔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일본인들이 지난해 여름휴가비를 크게 줄인 이유는 4~5월 '골든위크' 기간이 10일로 늘어나면서 휴가비를 많이 쓴데다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지갑을 닫았기 때문. 올해는 응답자의 72%와 33%(복수응답 가능)가 '외출제한으로 돈 쓸데가 없어서',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기 위해' 라고 답해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이 줄어서(26.2%)', '여름 보너스가 줄어서(15.1%)' 등 나머지 이유도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응답자의 70.2%가 코로나19가 여름휴가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메이지야스다생명은 "지난해가 '절약의 여름'이었다면 올해는 '자제와 인내의 여름'"이라고 평가했다.

여름휴가 계획 또한 '집에서 여유있게 보내겠다'는 응답이 60.6%로 압도적이었다. 일본의 귀성시즌인 오봉(お盆)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응답은 8.5%로 지난해보다 6.1%포인트 줄었다. '국내여행(7.1%)'과 '해외여행(0.5%)' 등 여행을 떠나겠다는 응답 역시 지난해보다 6.3%포인트, 3.1%포인트씩 감소했다.

여름휴가 기간은 7.9일로 6.5일이었던 2008년 이후 가장 짦았다. 2012년 9.5일에 비해 1.6일 줄었다.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휴가기간은 15.8일로 현실과의 괴리가 두배에 달했다.

휴가철 이동수단은 자동차가 60.0%로 신칸센(14.7%), 일반철도(11.6%), 비행기(9.5%), 버스(2.1%)보다 훨씬 높았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거리가 짧아서(40.4%)'를 제외하면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피할 수 있어서'가 26.3%로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