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 쇼크’로 실적이 부진했던 대형 시중은행과는 정반대 행보다. 대출과 카드·증권사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을 끌어올린 주요인이다. 다시 입증된 ‘플랫폼의 힘’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총 45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5일 발표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96억원)의 4.7배가 넘는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 잔액은 17조68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우회로로 카카오뱅크의 개인 신용대출이 주목받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13% 늘어난 14조1000억원이었다.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도 실적이 좋았다. ‘사잇돌대출’과 ‘중신용대출’ 등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상반기에만 66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총 공급액은 9785억원이었다.
수수료 수익도 크게 올라 ‘플랫폼의 힘’을 입증했다. 비이자 부문 순손실액은 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2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260억원에 달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 수수료는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로 메웠다.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과 제휴해 운영 중인 주식계좌 개설 신청 서비스는 상반기 218만 건으로 지난해 말(114만 건)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4월 출시한 첫 신용카드는 지난달 말 기준 26만 건 발급됐다. ‘가장 많이 쓰는 은행 앱’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173만 명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0만 명 이상 늘었다. 지난해 5월 이후 줄곧 은행 앱 중 1위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바람’이 유효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 앱을 통한 이체 금액은 100조원으로 전년 동기(55조원)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계좌를 새로 개설한 소비자는 6월 말 기준 1254만 명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20만 명 증가했다. 50대 이상이 신규 가입자의 17.5%를 차지해 ‘연령별 포트폴리오’도 개선됐다. 6월 말 기준 자산규모는 2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조원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예정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리스크 관리에 관한 검사도 받는다.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건전성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검사 포인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바일 앱만으로 완결되는 금융 서비스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