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임대 공급 정책과 관련해 일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 사이에서 님비(NIMBY·기피) 현상이 나타나자 원내지도부가 직접 쓴소리를 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사진)은 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민주당 판 님비'에 대한 질문에 "공공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면서 내 지역은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조정식 의장은 "공공주택을 만들더라도 층수를 다양화하고, 주거여건을 좋게 해야 한다는 건설적 제안은 오케이"라며 "그런데 일단 공공주택은 안 된다, 내 지역은 안 된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선 4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와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 용산 캠프킴 부지,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일대 등 신규택지를 발굴해 서울과 수도권에 총 3만3000호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상당 물량이 공공임대 주택으로 채워진다.
이 같은 정부 발표 이후 해당 지역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이어졌다.
1만 호로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태릉골프장 주변 노원 갑·을·병 지역구 의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로 가닥 지어진 데 대해 유감"이라며 "1만 세대 고밀도 개발에 반대한다"고 했다.
서울 마포을이 지역구인 정청래 의원도 "임대비율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나"라며 "사전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고 반발했다. 과천시를 지역구로 둔 이소영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과천의 숨통인 청사 일대 공간을 주택공급으로 활용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종천 과천시장은 성명서를 내고 "과천시와 과천시민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정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