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이라더니 한동훈 공모 적시 못해…체면 구긴 秋

입력 2020-08-05 10:45
수정 2020-08-05 11:44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를 5일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에 대한 공모 여부는 이동재 전 기자의 공소사실에서 제외했다.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은 검언유착이 아니라 해당 기자에 의한 단순한 강요미수 사건에 그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다만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폰에 대해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으나, 본인이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 비협조로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하여 현재까지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동훈의 본건 범행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처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속기소된 이동재 전 기자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던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소장에 '한동훈' 이름이 빠지면 '검언유착의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고 했던 우리 추미애 장관님의 목이 날아갈 수 있다. 이 얼빠진 이를 법무부 장관 자리에 앉힌 대통령에게도 임명책임이 돌아간다"며 "세상에 이 별것 아닌 사건 때문에 수사지휘권씩이나 발동했다. '공모'라는 말을 빼면 지휘권 발동의 근거가 '음모론'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