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업체가 미국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로 특허가 침해됐다며 자국 법원에 100억 위안(한화 약 1조7107억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즈전(智臻) 네트워크테크놀러지는 이날 현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애플의 음성인식 기술 '시리'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즈전은 이에 따른 손해배상금 100억 위안과 더불어 애플이 해당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제조, 사용, 판매,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관련 내용을 즉각 반박했다. 즈전 특허는 게임과 인스턴트 메시지와 연관된 것이며 시리는 이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승인을 받은 독립 감정인들이 애플이 즈전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인 '샤오아이 로봇'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이미 평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즈전은 2012년에도 애플의 시리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 7월 즈전의 해당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중룬 변호사사무소의 팡지안웨이 변호사는 즈전이 예비금지명령을 신청할 경우 법원이 이번 재판 기간 애플이 시리가 탑재된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간판기업과 기술을 겨냥해 제기한 분쟁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법원의 판결은 극도로 경색된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