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석유업체이자 영국 최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올 2분기에 67억달러(약 8조47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28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BP는 이번 대규모 적자가 2분기 중 단행한 대규모 자산 상각과 저유가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에 최대 175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자산을 상각할 계획이라고 지난 6월 밝혔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낮게 재조정하면서 깎은 액수만큼 재무제표 에 손실로 반영한 것이다.
BP는 유가 장기 전망치를 내리면서 이에 맞춰 자산을 상각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로 통하는 브렌트유 가격을 2050년까지 배럴당 평균 55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말 예상보다 27% 낮췄다.
올해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제 원유 수요가 감소한데다 지난 3~4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벌어진 '유가 전쟁' 영향으로 유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석유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P는 또 2분기의 배당을 주당 5.25센트로 1분기 10.5센트에 비해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