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을 보면 식품주 실적이 보인다?

입력 2020-08-04 15:55
수정 2020-08-04 15:57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늘고 해외에서도 K-푸드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며 식품주의 2분기 실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식품업종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동원산업이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다른 식품주들도 시장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4일 동원산업은 8.04% 오른 20만1500원에 마감했다. 6월부터 두 달간 하락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전날 장마감후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급등했다. 동원산업은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은 7.7% 증가한 7209억원, 영업이익은 55.4% 증가한 8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30%가량 웃돌았다.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업체 ‘스타키스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덕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던 3월부터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3분기에도 세계적으로 내식수요 증가가 계속돼 매출 증가폭은 더 커질 것”이라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동원산업 실적이 2분기 식품주 실적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 보고있다. 스타키스트의 호실적은 미국에서 가공식품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냉동식품업체 쉬완즈 등 CJ제일제당의 미국 가공식품 법인, 농심 미국법인, 풀무원 미국법인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재평가로 이어질 것”고 설명했다.

동원F&B 실적도 마찬가지다. 2분기 동원F&B의 일반식품부문은 작년보다 57.5% 증가한 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주요 수익창출원이었던 참치와 발효유(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대신 국물요리 등 상온 가정간편식(HMR), 냉동식품 등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당초 증권업계는 동원F&B의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봤다. CJ제일제당(비비고), 농심(쿡탐), 오뚜기 등 경쟁이 치열한 국물요리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었고 경쟁사 대비 편의점 채널 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의 타격도 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이 가장 힘들어보였던 동원F&B마저 가공식품 수요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높아졌다”며 “주요 경쟁사인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풀무원 등의 국내 식품 사업부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풀무원(4.78%), 삼양식품(2.94%), 대상(2.35%), 농심(2.98%) 등은 이달들어 2~4%대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52주 신고가(42만원)을 찍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