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 "2022~23년 흑자전환 가능"

입력 2020-08-04 12:22
수정 2020-08-04 14:02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은 "오는 2022~23년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4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언제쯤 실적 정상화가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달 영업 정상화에 나섰다. 하반기에는 완전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필두로 주요 주주들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 상품 발굴에 나선다.

아래는 이 행장과의 일문일답.

▶기존 은행들이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하지 않았던 것은 서류나 담보 가치를 비대면으로 확인하기 어려웠고, 서류 조작 가능성 등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이번에 내놓은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은 신규 고객들보다는 기존 은행에서 대환을 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때문에 이미 기존 은행에서 서류들에 대한 심사를 마친 상황으로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별도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점검할 부분이 있어 이달 말게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아파트 담보대출을 하겠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

"아파트 담보 대출은 다양한 포트폴리오(투자자산군) 가운데 하나라고 보시면 된다. 7월에는 신용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해당 담보 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은 기존에 관련 대출을 받으신 분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향후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마케팅 분야에서 성공 모델이 있었는데, 케이뱅크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케이뱅크는 나름대로의 성공 공식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데, 주주사들의 플랫폼을 활용하자는 게 첫 번째 전략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주주사들과 협업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금을 쏟아 부어서 하는 마케팅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케이뱅크 만의 방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주주사 활용의 구체적인 방안을 말해달라.

"주주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처럼 많은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KT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채널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연말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혁신성에 초점이 맞춰진 은행인 만큼 KT그룹, BC카드와 함께 마이데이터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예정이다."

▶과거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을 때와 달리 금융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합류할 예정인데 케이뱅크의 대응 계획은 무엇인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인터넷은행 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도 금융업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분야는 대출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출 시장에서 인터넷은행들의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인터넷은행들끼리 경쟁하기 보다는 전체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다. 케이뱅크는 주주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을 타파할 수 있는 해법을 찾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보안에 대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가장 큰 문제는 신분증을 찍어 보내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신분증을 위조한다던지 등의 부정 가입 발생 가능성이 높더라. 다른 보안 장치를 더 마련해 해당 부분에서 사고가 나지 않게 노력 중이다. 기존 고객 정보 해킹 등의 문제는 시중은행만큼의 보안 수준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추가로 유상증사 계획이 있는지.

"유상증자를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자산 규모로 보면 1조4000억~5000억원 가량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케이뱅크가 어떤 식으로 사업하느냐에 따라 유상증자 여부도 결정된다고 본다. 시기는 내년 중반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겠다고 했는데, 방법은.

"우선 KT의 통신 데이터는 연결돼 있는 상황이다. 이를 더욱 정교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BC카드 가맹점 정보를 신용평가모델에 흡수하려고 한다. 가맹점은 소상공인이 많아 이들에 대한 평가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흑자 전환 시기는 언제로 보나. 기업공개(IPO) 시기는?

"오는 2022~23년께 흑자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PO의 경우 시장에서도 관심이 많지만 현 상황에서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KT 대리점을 오프라인 홍보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있었는지.

"실제로 KT 대리점에서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 별도의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리점은 제휴 서비스를 안내하는 역할로, 케이뱅크의 계좌 개설을 할 수 있는 홍보물이 비치돼 있는 공간으로 봐야 한다. KT 대리점 직원들은 QR코드를 찍어 케이뱅크 계좌 개설 화면을 연결시켜줄 뿐 계좌 개설은 고객들이 직접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교육은 이미 끝난 상황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