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차 안에서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가동시키고, 휴대용 제빙기 안에서 얼음을 꺼낸다. 꺼낸 얼음은 휴대용 맥주컵에 채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긴다. 최근 캠핑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박족(族)’의 풍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차에서 숙식하며 국내를 여행하는 ‘차박’(자동차와 숙박의 합성어)이 유행하고 있다.
생활가전·용품업계에서는 차박에 필요한 휴대용 공기청정기·제빙기와 쿨러백·스텐컵이 최근 2~3개월 사이 높은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3일 렌털기업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이 회사에서 지난 3월 말 내놓은 휴대용 공기청정기 ‘올웨이즈’가 최근까지 8000대가량 판매됐다. 이 제품은 무게 460g, 폭 6㎝에 불과한 소형 공기청정기다. 고용량 내장 배터리를 통해 최대 20시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20만원대 중반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를 피하고자 하는 캠핑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코웨이 역시 지난해 10월부터 높이 21㎝, 무게 530g의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보틀’(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쿠쿠는 특별한 설치 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제빙기를 지난달 초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캠핑족 사이에서 높은 선호도를 누리고 있다.
생활용품업계에서는 휴대용 보관용기와 스텐컵 등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락앤락에 따르면 음식·음료를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이 회사 쿨러백의 지난 6~7월 판매량이 4~5월에 비해 300% 증가했다. 우수한 보랭력을 통해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스텐 맥주컵의 지난달 매출도 전달보다 206% 급증했다. 계란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계란케이스와 채소를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세로야채 보관용기의 5~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57%, 5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 고객을 겨냥한 삼광글라스의 분리형 밀폐용기 ‘글라스락 칸칸이’의 5~6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일전자의 만능 라면포트, 아이스 메이커 등도 캠핑족의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제품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