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팩트체크] '씨젠 효과'로 급등하는 진단키트주…"2분기가 실적 피크"

입력 2020-08-03 14:53
수정 2020-08-03 15: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단키트를 만드는 상장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씨젠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에서 시작된 주가 급등 현상이 시총이 작은 다른 진단키트 회사들에게도 퍼지고 있단 분석이다. 다만 진단키트 기업들의 실적은 올 2분기에 고점을 찍고 3분기부터 조금씩 낮아질 전망이어서 이상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엑세스바이오 주가는 3일 오후 2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29.97%(2640원) 급등한 1만1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동안 주가는 227.6% 폭등했다.

엑세스바이오의 주가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사람의 가래 등을 채취한 뒤 시약을 섞어 검사하는 유전자 증폭(RT-PCR) 진단키트와 혈액 및 타액 등으로 현장에서 곧바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체 진단키트를 모두 승인받았다.

마크로젠 역시 이날 유럽에서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을 획득했다고 밝히면서 같은 시각 주가가 15% 안팎에서 급등하고 있다. 유럽 CE-IVD는 유럽에서 체외진단 시약을 판매하기 위한 필수 인증이다. 이 인증을 받으면 유럽 전역에서 제한 없이 시판이 가능하다.

셀트리온과 손잡고 진단키트를 판매하는 휴마시스도 이날 정오께 상한가에 도달했다.

증권가에선 진단키트 대표 회사인 씨젠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 다른 회사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씨젠의 2분기 실적 예상치(컨센서스)는 매출 2566억원에 영업이익 1562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른 진단키트 회사들의 실적 전망치는 따로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사에서 분석하는 회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과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실적이 2분기에 고점을 찍고 3분기부터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진단키트 재고가 어느정도 쌓인데다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 특성상 공급이 많아지고 있다. 씨젠의 3분기 실적 추정치도 매출 1768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낮아져 있다.

지난달 진단키트 수출도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수출 금액은 1억36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월의 1억6789만 달러보다 18.6% 줄었다. 수출량이 가장 많았던 4월 2월6703만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한 바이오 전문 펀드매니저는 “씨젠의 고성장과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으로 인해 다른 회사들까지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며 “다만 2분기 이후 실적이 주춤할 수 있기 때문에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