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자산 운용에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시기

입력 2020-08-02 15:18
수정 2020-08-02 15:21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1988년 도입), 사적연금인 개인연금(1994년)과 퇴직연금(2005년) 제도로 노후 준비를 꾸준히 해온 첫 번째 세대일 것이다. 하지만 노후에 쓸 돈에 절대 원금 손실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매우 안정적인 자산에만 투자해오고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90%가 넘는 돈이 예금 등 원금을 지켜주는 자산에 투자돼 있다.

과거 연 5~10% 이상의 높은 이자를 주는 시대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는 달라질 필요가 있다. 핵심은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와 같은 상품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는 방법에도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는 위험을 관리하는 투자이며, 둘째는 비용을 절감하는 투자이고, 셋째는 적립과 인출 시기를 구분해 투자하는 것이다.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은 자산배분을 통한 분산투자다. 같은 원금 1000만원을 가지고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A투자자는 매년 0%, 30%의 성과를 반복했다. B투자자는 매년 60%와 -30%의 성과를 반복했다. A와 B의 10년 동안 단순 평균 수익률은 15%로 같은 결과를 보인다. 그러나 복리효과를 감안한다면 10년 후 A의 금액은 3713만원이고 B는 1762만원이다. 2배 이상의 금액 차이가 발생한다.

투자를 하면 반대급부로 손실과 비용(수수료)이 발생하게 된다. 연금과 같은 장기성 자금에서 비용 절감의 투자방식은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저비용의 대표적인 투자방식이 바로 인덱스 투자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은퇴시점을 기준으로, 연금자산을 모으는 적립시기와 은퇴 이후 축적한 재산을 효율적으로 보존하면서 사용하는 인출시기를 나누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금 가입자들은 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며, 시장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 TDF(Target Date Fund)가 연금투자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TDF는 적립시기에 초점을 맞춘 투자상품이다. 글로벌 주식과 채권 등의 자산에 분산투자해 위험관리를 하면서 장기 수익을 추구하는 연금가입자에게 특화된 펀드다. 그리고 인출시기에 특화된 TIF(Target Income Fund)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조용호 < KB자산운용 WM스타자문단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