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금지? MS 매각?…'틱톡-미국' 묘한 줄다리기

입력 2020-08-01 17:56
수정 2020-08-01 18: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틱톡이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31일(현지시간) 익명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이 MS를 비롯한 기업 몇 곳과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틱톡 임원들이 세쿼이아캐피털이나 제너럴애틀랜틱 같은 밴처캐피털업체에 회사를 매각하되, 소수 지분은 계속 보유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는 3일 거래가 완료될 가능성이 있으며, 협상이 유동적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가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틱톡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은 MS뿐이 아니다"라면서 "틱톡과 국가안보 문제를 조사하는 정부 관계자들이 한 곳 이상의 대기업 및 틱톡 지분 인수에 관심 있는 바이트댄스 투자자 등과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치가 200억달러(약 23조8000억원)에서 400억달러(약 47조6000억원)로 추산되는 틱톡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수 여력이 있는 대형 정보통신(IT)기업 중 구글과 페이스북은 각각 틱톡보다 소규모인 핏비트와 인스타그램·왓츠앱을 인수해 반(反)독점 조사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특히 페이스북은 2016년 틱톡의 전신인 중국 스타트업 '뮤지컬 리'를 인수하려다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애플은 틱톡 정도로 규모가 큰 기업은 인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위터와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틱톡보다 규모가 작아 인수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봤다.

틱톡은 미국에서만 사용자가 1억6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전세계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앱은 전 세계적으로 20억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기업이 소유한 틱톡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여겨왔다. 중국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일부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미국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틱톡에 관한 한 우리는 미국에서 사용을 막을 것"이라면서 이르면 8월 1일부터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는 그런 권한(틱톡의 사용을 금지할 권한)이 있다"며 비상경제권법이나 행정명령을 집행에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 조치가 내려지느냐는 물음에 그는 "곧, 즉시 이뤄진다"며 "내일(1일) 문건에 서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