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2000여명 개 물림사고로 병원에…파상풍 막으려면 예방접종이 가장 확실

입력 2020-07-31 14:05
수정 2020-08-01 02:40
방송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개그맨 이경규 씨가 반려견 훈련사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반려동물과 안전하게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 출연진은 물론 스태프 모두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아 애견인 사이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개물림 사고도 자주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본인이 키우지 않더라도 길거리에서 개와 마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에선 펫티켓(애완동물+에티켓) 홍보 활동을 펼치기도 했죠.

개에게 물리는 것 자체도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파상풍 또한 간과해선 안 될 질병입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매년 2000명 넘는 사람이 개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전국에서 하루에 6건 정도 개물림 사고가 발생한 셈입니다.

개물림 사고로 생긴 상처가 오염되면 파상풍 감염을 주의해야 합니다. 개물림뿐만 아니라 야외 활동 중 발생한 상처, 화상, 중이염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파상풍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선 소방관도 개물림 또는 고양이물림 사고로 파상풍 주사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파상풍에 걸리면 경부 경직과 근육 수축 등이 발생합니다. 근육 수축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합병증으로는 혈압 상승, 지속적 근육 수축에 의한 척추 골절, 부정맥 등이 있습니다. 사망률은 25~70%로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 노인이 감염되면 사망률은 거의 100%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질병입니다.

전문가들은 파상풍 예방을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예방접종을 꼽습니다. 파상풍은 백신 접종에 의해서만 면역력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번 파상풍에 감염됐더라도 면역이 생기지 않아 회복기에 접어들면 백신 접종이 권고됩니다. 저는 몇 년 전 고기 불판에 팔뚝을 데어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요, 이때도 응급처치 직후 파상풍 예방접종을 맞았습니다.

유병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상처가 난 이후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염된 상처로 감염되는 파상풍 등의 감염질환은 백신 접종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유아 및 소아는 파상풍 예방을 위해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5~18개월, 만 4∼6세에 디프테리아, 파상풍 및 백일해(DTaP) 백신을 접종하게 됩니다. 만 11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은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또는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을 접종합니다. 군에 입대한 남성들도 백신을 접종합니다.

등산, 캠핑, 산악자전거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성인이라면 마지막으로 접종받은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하고 미리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농촌 또한 낡은 농기구에 찔리거나 베이는 사고를 당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Tdap 백신은 사노피파스퇴르의 아다셀주, GSK의 부스트릭스가 있고, Td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에스케이티디백신주, GC녹십자의 녹십자티디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 등이 있습니다. 이들 백신을 맞으면 최근 베트남에서 유행하는 디프테리아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가족 중 영유아가 있다면 Tdap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