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필리핀 보건부는 31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63명을 기록, 누적 확진자가 9만30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기록한 일일 최다 신규 확진 기록인 3954명을 하루 만에 넘어섰다. 사망자도 40명이 추가, 2023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파르게 확진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필리핀 당국이 경제 살리기를 목적으로 마닐라 등 위험지역의 방역 수위를 준봉쇄령에서 일반적 사회적 격리 수준으로 완화해서다. 지난 6월 말 3만7514명이던 누적 확진자가 한 달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시스템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환자 병상이 절반 이상 차는 등 포화상태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인구 1300만명가량이 사는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다수 공·사립 병원의 코로나19 집중치료 병동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한국대사관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6일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사설 경비업체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17일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필리핀 국적 청원경찰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국대사관은 이번 주까지 민원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 마닐라에서 있었던 현지 유력 교민의 장례식장에 대사관 직원과 교민들이 대거 조문한 뒤 사망자와 배우자, 비서,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이어 필리핀 중부 세부 주재 한국분관에서 일하는 현지인 행정직원이 지난 27일께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다른 3명이 추가로 감염돼 현지 공관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10여명을 포함해 전 직원이 코로나19 검사 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주세부 분관은 다음 달 7일까지 잠정 폐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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