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렌터카 3개 업체와 ‘데이터 동맹’을 맺고 모빌리티(이동수단) 생태계를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롯데렌탈, SK렌터카, 쏘카와 데이터 상호 교류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 확보 나선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롯데렌터카·SK렌터카에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커넥티드카에서 수집한 운행 정보와 주행 거리, 차량 상태, 안전 운전습관 등의 데이터를 공유한다. 오픈 데이터 플랫폼 ‘현대·기아·제네시스 디벨로퍼스’를 통해서다. 롯데렌터카는 신차 장기렌터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이 데이터를 토대로 한 서비스를 오는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쏘카에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션이 개발한 ‘모션 스마트 솔루션’ 통신 단말기를 공급한다. 차량 위치, 운행 경로 등 기본적인 관제뿐만 아니라 차량 상태, 문 잠김·해제, 연료·배터리 잔량 상태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기기다. 현대차그룹은 쏘카가 보유한 일부 차량에 이 단말기를 적용해 시범사업을 한 뒤 확대 적용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3개 업체로부터 각종 데이터를 전달받는다. 렌터카 서비스에 특화한 차량 개발에 관련 정보를 활용한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차량 및 운영 솔루션 개발에도 데이터가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경림 현대·기아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조사의 강점을 살려 차량과 함께 데이터 플랫폼을 주요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모빌리티 사업 포석현대차그룹은 최근 여러 모빌리티 사업자와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와 손잡고 모빌리티 전문기업 퍼플엠을 이달 설립했다. 전기차 렌터카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가맹택시 플랫폼 사업을 펼치고 있는 KST모빌리티에도 50억원을 넣었다.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인 동남아시아 그랩, 인도 레브·올라 등에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연합군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차량과 플랫폼을 함께 공급하는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를 뛰어넘은 이동 서비스 기업으로 그룹을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KST모빌리티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차량 합승 서비스인 ‘셔클’을 서울 은평구에서 시범 운영했다. 현대차그룹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구현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히는 전동킥보드 서비스 ‘제트’도 운영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