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형사’ 조재윤의 죽음은 무엇 의미할까. 최진원 작가가 직접 답변을 전해왔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 8회에서 조작된 현실에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이대철(조재윤). 2건의 살인 누명을 쓰고 차가운 교도소에서 살아온 지 5년 만에 ‘재심’이란 희망을 봤지만, 검찰과 경찰이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고, 결국 희망의 불씨는 꺼져버렸다.
그럼에도 자신을 위해 애써준 강도창(손현주)과 오지혁(장승조)에게 담담히 웃어 보였고, 유일한 보물이자 살아가는 이유였던 딸 이은혜(이하은)가 아빠를 믿어주는 것만으로 “그럼 됐다”고 받아들였다.
이대철이 재심에 성공해 교도소 밖으로 나오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게 이 죽음이 더욱 슬프고 충격적이었던 이유였다.
그렇다면, ‘모범형사’가 이대철의 죽음으로 전하고 싶었던 의도와 진심은 무엇이었을까. 극본을 집필한 최진원 작가는 “쓰면서도 마음이 굉장히 아픈 장면이었다”면서도, “한번 뒤틀린 진실은 다시 복구하기가 힘들다는 지금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강도창과 오지혁을 비롯 강력2팀 형사들이 그의 억울한 사형집행을 막기 위해 질주하고 있었기에 이대철의 죽음은 더욱 안타까웠지만, “그럼에도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기관들의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사회의 이면을 리얼하게 그리고 싶었다”는 것.
결국 강도창과 오지혁의 상대는 인천제일신탁 대표 오종태(오정세)도, 정상일(이도국) 검사도, 남국현(양현민) 형사도 아니었다. 검찰과 경찰이 서로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진실을 은폐했고, 언론 역시 이를 외면했다. 그 불공정한 싸움이 재심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4회에서 김기태(손병호) 전 지검장은 “사건의 진실을 덮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뭔지 알아? 그 사건의 피해자가 사라지는 거야. 영원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이대철은 사라졌고, 진실은 덮혔다.
하지만 방송 직후 공개된 9회 예고 영상에서 강도창은 윤상미(신동미)에게 “내가 아직 할 일이 있거든”이라며 ‘형사’를 계속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에 문상범(손종학)에겐 “꼭 봐야 할 게 있거든. 당신 눈에서 피눈물 나는 거”라며 선전포고 했다.
오지혁 역시 오종태가 청문회에 나갔던 영상을 보며, 아직 사건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암시한 바.
“‘모범형사’는 거창한 정의를 이야기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실수나 잘못을 침묵하지 않고 얘기할 수 있는 용기,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그 용기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는 최진원 작가의 기획 의도대로, 강도창과 오지혁이 진실을 은폐했던 사람들과 재심으로 인해 사법적 처벌이 불가능해진 진범을 좇아 통쾌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지 제2막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모범형사’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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