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중국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의 시가총액이 미국 페이스북을 추월했다. 텐센트는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기업에 올랐다.
지난 28일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4.5% 상승한 543.5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텐센트 시가총액은 5조2000억홍콩달러(약 6700억달러)에 달해 페이스북 시가총액 6588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7위 기업에 랭크됐다.
올 들어 텐센트 주가는 44%가량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주력 사업인 게임과 SNS 부문 매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 주가는 14% 오르는 데 그쳤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인종차별 등 혐오 발언을 방치해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보이콧’에 직면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중국 IT기업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 시총 6위 기업에 올랐다.
그동안 IT와 인터넷 분야에선 미국 기업들이 선두를 차지해왔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모바일 결제와 5세대(5G) 이동통신, 온라인 게임,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혁신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IT기업의 디지털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셜미디어 제왕'의 굴욕…페북, 中 틱톡 스타 돈 주고 빼온다‘차이나 플랫폼’의 기세가 거침없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과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텐센트의 시가총액이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미국 페이스북을 추월했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시총이 페이스북을 넘어서는 등 중국 기업들의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선 안정세를 보이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텐센트 주가 고공행진텐센트 주가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 3월 중순부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텐센트 주가는 올 들어서만 44%가량 뛰었다. 올해 늘어난 시가총액은 1조6000억홍콩달러(약 246조8000억원)에 이른다.
덕분에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부동의 1위였던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대 부호가 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마화텅 회장의 재산은 522억달러, 마윈 전 회장의 재산은 505억달러로 추산된다.
텐센트 주가가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지난 1분기 텐센트 매출은 108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270억위안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텐센트 주력 사업인 게임부문이 급성장했다. 지난 1분기 텐센트의 대표 게임인 왕자영요 매출은 작년 4분기보다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바일 게임 매출도 전분기 대비 15% 뛰었다. 1분기 게임부문 전체 매출은 2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시장에선 텐센트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텐센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3.9% 증가한 110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120.2% 늘어난 222억7000만위안 수준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텐센트의 주가 강세가 중국 증시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튼튼한 펀더멘털(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주가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분석한다. 씨티은행은 텐센트의 목표 주가를 649홍콩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 수준보다 20%가량 상승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틱톡과 전면전 나선 페이스북텐센트에 시총이 밀린 페이스북은 이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 산하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이 신규 동영상 서비스 ‘릴스’ 출시를 앞두고 틱톡의 인기 크리에이터들을 빼오기 위해 1인당 최대 수십만달러의 현금을 살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릴스는 틱톡과 비슷한 기능을 갖춘 짧은 동영상 공유 앱으로 다음달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정식 출시한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릴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국가에서 활동하는 틱톡 크리에이터들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한 틱톡 크리에이터는 “릴스에만 영상을 독점 업로드하는 조건으로 수십만달러 정도의 현금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스타 크리에이터 섭외는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꼽힌다.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은 이용자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기고 있다는 논란 등에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앱 가운데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은 2년 전 틱톡에 맞서 비디오 앱 ‘라소’를 출시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유튜브는 틱톡을 따라잡기 위해 올해 안에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김정은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