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개월 만에 다시 100명 넘게 나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와중에 미·중 갈등까지 격화하면서 중국 대도시 사무실은 텅텅 비어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101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돌파한 것은 지난 3월 5일 143명이 나온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규 환자 중 98명이 중국 본토에서 발생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89명을 비롯해 랴오닝성 8명, 베이징에서 1명이 각각 보고됐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27명이 나왔다.
중국에선 신장위구르와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는 추세다. 신장 지역의 감염은 우루무치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롄발(發) 감염은 랴오닝성과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을 넘어 푸젠성, 베이징까지 퍼져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신장 및 다롄 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핵산 검사를 하고 있으며 베이징도 확진자 발생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방제 작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사무실 공실률도 치솟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올 2분기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대도시의 사무용 빌딩 공실률은 평균 20%를 넘어섰다. 이는 최근 10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CBRE는 전했다. 베이징의 사무실 공실률은 2분기 15.5%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12.6%를 웃도는 수준이자 201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급 과잉에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 탓에 공실률이 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휴스턴과 청두의 총영사관을 각각 폐쇄하는 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CBRE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주요 대도시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임대 재계약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상당수 기업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무실 확장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기업도 많아 당분간 공실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