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은 야당 탓"…책임 돌리기 나선 與

입력 2020-07-29 17:07
수정 2020-07-30 01:15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을 전 정부와 미래통합당의 잘못으로 돌렸다. 부동산 대책 실패와 ‘의회 독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국면 전환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14년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주도한 부동산 3법이 아파트 주택시장 폭등의 원인이었다”며 “통합당도 (부동산 문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12·16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이 통과되지 못한 후유증이 지금의 시장 과열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부동산 시장의 과열과 혼란을 방치할 수 없으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부동산 가격 폭등의 책임이 통합당에 있다고 거들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집값 폭등의 주범은 미래통합당, 시세 차익의 수혜자는 통합당 국회의원”이라며 “자기들이 저지른 집값 폭등의 책임을 현 정부에 뒤집어씌우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아직도 국토교통위원회에 남아 있는 의원들은 상임위원회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강력 반발했다. 통합당에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석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22차례나 집값을 잡겠다, 투기를 억제하겠다고 나선 결과 역대 최고의 집값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며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은 오히려 국민에게 세금 부담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SNS에 “민주당이 남 탓을 하는 것은 자기들이 잘못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비리를 저지르다가 적발되면 검찰 탓, 사업을 졸속으로 하다 걸리면 감사원 탓이듯 집값이 오른 것은 당연히 새누리당 탓이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부동산업계에서도 부동산 가격 폭등은 이번 정부의 잘못된 정책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를 비롯해 갖은 반시장적인 규제와 공급 물량 부족이 집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이 있는 사람은 세금 때문에 울고, 집이 없는 사람은 집값이 너무 높아져서 운다”며 “누구를 위한 부동산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