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산업 육성, 대구가 '최우수'

입력 2020-07-28 17:52
수정 2020-07-29 00:38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산업용 섬유 기업인 라지(대표 박철현)는 자동차 배기 관련 부품을 주로 생산했으나 2년 전부터 전기자동차의 중요 부품인 전기차용 프로텍터 개발에 도전해 성공했다. 다이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과의 협업이 주효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업계 불황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4% 증가한 101억원을 기록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19 지역산업육성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28일 발표했다. 대구지역 연구개발 기관들이 소재와 신제품 개발을 위해 기업과의 협력을 활발하게 이끈 덕분이다. 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중기부의 추가 인센티브 15억원도 확보했다.

지역산업육성사업은 정부가 14개 시·도별로 특화산업을 지정해 해당 분야 기업의 기술개발, 장비 및 시험, 특허 획득, 사업화, 국내외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와 대구지역 지원기관은 의료헬스케어와 분산형 에너지, 첨단소재 등 3개 분야 6개 지원사업에 특화해 지난해 라지 등 480개 기업을 지원했다. 이 사업을 통해 신규 고용 266명, 사업화 매출 608억원을 달성했다. 사업화 매출은 전년보다 35.7% 증가했다.

현직 의사가 창업한 파인메딕스(대표 전성우)는 내시경이나 카데터용 벌룬(풍선) 기구를 개발해 수입품이 독점하고 있는 의료기기를 국산화했다. 파인메딕스는 내시경용 벌룬 제작을 위한 소재 압출 성형공정 해석, 공정인프라 구축, 안전성 시험 등에서 부품장비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 2018년 6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8배 증가했다. 김대환 대구지역사업평가단 팀장은 “기업 환경이 어렵지만 이런 기업이 늘어난다면 대구의 산업구조 전환도 가능하다”고 했다.

고온멸균기 시장에서 10여 년간 경험을 쌓은 씨엠테크(대표 민홍식)는 150L급 고용량 멸균기 개발에 도전해 완제품 생산은 물론 유럽 미국 일본 등 3국 특허 획득에 성공한 기업이다. 고온멸균기는 플라즈마 상태에서 멸균력을 확보하지만 그동안 과산화수소의 증기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난제였다. 의료기기 기업 가운데 드물게 완제품을 만들고 특허도 획득해 해외 진출 전망이 높아졌다.

최운백 시 경제국장은 “대구에는 시와 대구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기업 지원기관 간의 협력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며 “기술개발, 특허 획득, 해외 마케팅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문제를 기업육성담당(PM)이 전담해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