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상덕 한국기업재난관리사회 운영부회장/기업재난관리사
"코로나19 등 재난 대응, 기능연속성 계획의 실행과 안착에 달려"
우리 생활을 심각하게 마비시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변화 시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경제활동이 강제로 중지되는 등 지구촌 전체가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사례가 가장 모범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평소에 우리나라의 재난대응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했다. 대형 사고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혹독한 사회적 비판과 함께 관련자들은 책임을 면하지 못했었을 것이다. 놀란 가슴으로 지켜보는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수준을 신뢰하지 못했다. 지금은 어떠한가. 지구촌 전체의 재난이 된 코로나19 확산사태로 볼 때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변화는 메르스와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와 행정안전부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해경감활동 우수기업 인증 등을 통한 각 분야 및 기관별 기능연속성계획 수립 의무화 정책들과 무관하지 않다.
기능연속성 계획은 기관의 경영현황분석을 통해 핵심업무를 도출하고 핵심업무를 위협하는 리스크 시나리오 식별과 위험평가 결과를 반영해 재난예방과 대비,대응,복구계획으로 수립한다. 계획의 핵심은 재난대응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받는 ‘안전안내’ 문자가 몇 통이던가. 이제는 기본 생활수칙이 돼버린 코로나19 예방수칙은 포괄적으로 기능연속성계획을 구성하는 매뉴얼이다. 실행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훈련과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지 가능한 수준의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기능연속성계획의 성공적인 작동에 따른 것이다.
재난관리분야에서 모처럼 우리나라가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것도 제도적으로 기능연속성확보를 의무화한 시기와 맞아 떨어지니 이를 ‘준비된 상황에서의 대처’ 결과라고 여기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는 것일까.
재난은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다. 갑작스런 재난 위기상황에 처하면 당황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평소에 위험을 체계적으로 식별하고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재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 이같은 체제가 구축되면 재난과 안전 관리기본법에서 공공기관에게 의무화하고 있는 기능연속성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