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라이벌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진검승부가 다시 시작될지 관심을 끈다. 넷마블 주가는 지난 1년간의 박스권을 돌파해 12만원대까지 급등했다. 고공행진하던 엔씨소프트는 조정을 받으며 주춤하고 있다.
27일 넷마블 주가는 1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9만7100원에서 3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10조원대로 올라섰다. 고속질주하던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100만원을 눈앞에 두고 조정받기 시작해 최근 78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7조2778억원이다.
동업자이자 경쟁자인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가 얼마나 좁혀질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두 회사는 2015년 지분을 상호 투자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를 계기로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판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의 히트작 리니지2를 기반으로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이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의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을 출시하자 사용자가 대거 이동했다.
이때부터 시가총액 차이가 벌어졌다. 리니지2M이 대성공을 거두자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이 1년 사이 2배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올 하반기 신작 출시를 예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3분기에 방탄소년단(BTS)과의 두 번째 협업 작품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전 세계에 선보인다. 4분기에는 ‘세븐 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닌텐도 버전)’를 내놓는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글로벌 출시도 예정돼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5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98.1% 늘어난 규모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2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 1조428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117%)에는 못 미치지만,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히트 시리즈인 리니지2M을 지난해 출시하면서 넷마블은 신작 출시 일정을 올해로 미뤘다”며 “올해 다수의 신작 출시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고공행진하던 엔씨소프트는 주춤한 모습이다. 리니지2M의 하루 매출이 출시 초기보다 줄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이 최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의 핵심 사용층이 리니지2M과 겹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다만 올해 4분기 리니지2M의 해외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주가 모멘텀이 사라진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