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비대면 시대의 최고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클라우드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기업에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클라우드부문 계열사인 알리바바클라우드인텔리전스는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에퀴닉스, 광역 네트워크 회사인 아리아카와 협력 관계를 맺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독일 일본 호주 등 세계 17개국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알리바바는 앞으로 3년간 2000억위안(약 34조원)을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400억위안)의 다섯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후발 주자인 텐센트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5년간 5000억위안(약 86조원)을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투자한다. 텐센트는 “올 들어 클라우드 부문에 3000명 이상을 채용하고 10만 개의 서버를 추가하는 등 전례 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텐센트의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170억위안이었다.
클라우드 사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310억달러(약 3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커졌다.
중국 클라우드 점유율 1위(45%)인 알리바바는 중국 시장 성장세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도 5%에서 6%로 끌어올렸다. 글로벌시장에선 아마존이 32%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으며 MS가 17%로 2위다.
알리바바는 원격교육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 ‘딩톡’에 화상회의, 보고서 제출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텐센트는 메신저 서비스 위챗과 웨이신(중국판 트위터), 텅쉰망(포털) 등의 서비스를 통해 독자적 IT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 회사 역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텐센트미팅(원격회의), 위챗워크(원격근무 지원 소프트웨어) 등을 내놓으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포털기업 바이두와 함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며 미국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