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켓인사이트] 일본 최대 아마존 물류센터 담은 리츠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

입력 2020-07-27 16:37
수정 2020-07-27 16:39
≪이 기사는 07월27일(15: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최대 규모 아마존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삼은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가 국내 시장에 등장한다. 국내외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첫 번째 멀티에셋(Milti asset·자산배분) 리츠라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높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와 NH투자증권은 ‘SK디앤디 멀티에셋 리츠’(가칭)의 설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리츠 영업인가 승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으며 인허가가 완료되는 대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10월께 증시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일본 최대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

이 리츠는 국내외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지난 1월 NH투자증권이 약 1500억 원을 주고 전체 지분의 50%를 인수한 일본 가나가와현에 있는 오다와라 아마존 물류센터가 자산으로 편입된다. NH투자증권이 이 물류센터를 토대로 조성한 부동산 펀드의 수익증권 약 934억원어치를 리츠 자산으로 삼는 재간접 방식을 통해서다.

약 20만㎡ 규모의 오다와라 물류센터는 일본 내 아마존 물류센터 중에서 가장 큰 시설로 아마존 물류망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 산하 부동산 투자운용사인 누빈 리얼에스테이트가 다른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간접 리츠지만 공모 펀드와 ETF 투자 제한 규정 없어

실물 부동산이 아닌 부동산 펀드 수익증권과 다른 리츠의 지분을 자산으로 삼는 재간접 방식으로 조성된 리츠의 경우 공모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의 투자가 법으로 제한된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금이 유입되는 주요 경로가 막혀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 리츠의 경우 아마존 물류센터 자산을 재간접 방식으로 편입하지만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아마존 물류센터가 전체 리츠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미만이기 때문이다. 법에 따라 재간접 방식으로 편입한 자산의 비중이 40% 미만일 경우 공모 펀드와 ETF도 제약 없이 투자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1월 아마존 물류센터를 인수했을 때부터 리츠 상장을 염두하고 있었다”며 “지난 3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공모 리츠에 편입할 수 있는 사모 부동산 펀드의 지분 제한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기다린 뒤 리츠 조성 업무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서울 문래동 영시티 빌딩도 자산으로 편입

서울 문래동에 자리한 영시티 빌딩도 이 리츠의 자산이다. 지하 5층~지상 13층, 2개 동 규모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SK디앤디가 지난 5월 약 5400억 원에 인수했다. SK그룹 계열 부동산개발회사인 SK디앤디는 2017년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인가받은 후 여러 부동산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리츠의 전체 자산 규모는 3100여억원으로 오다와라 물류센터와 영시티 빌딩의 편입 비중은 3 대 7 가량이다. 업계에서는 이 리츠의 예상 연간 배당수익률이 6%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디앤디와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협력하여 조성하는 이 리츠는 NH투자증권이 SK디앤디가 보유한 영시티 빌딩의 리츠 상장 업무의 대표 주관사를 맡게 되면서 탄생하게 됐다.

영시티 빌딩의 상장 업무에 대해 논의하던 중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아마존 물류센터 펀드의 수익증권까지 포함시켜 보다 규모가 더 크고, 다양한 자산을 갖춘 멀티에셋 리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됐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투자업계에서 인기가 높은 해외 아마존 물류센터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형 오피스 빌딩을 모두 담은 새로운 유형의 리츠”라며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