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동업자이자 경쟁자였다. 2015년 지분을 상호 교환하면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이를 계기로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판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의 히트작 리니지를 리메이크한 리니지2M 레볼루션도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리메이크작은의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을 출시하자 사용자가 대거 이동했다. 10조원 내외였던 두 업체의 시가총액도 벌어졌다. 리니지2M이 대성공을 거두자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이 1년 사이 2배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업체의 진검승부도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넷마블이 하반기 신작 출시를 예정하며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넷마블은 지난 1년간 이어진 9~10만원대 박스권을 깨고 12만5500원(27일 종가기준)까지 급등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100만원의 고지를 넘지 못하고 78만7000원까지 하락했다. 27일 종가 기준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17조2778억원, 넷마블은 10조 6822억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5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98.1% 늘어난 규모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2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엔씨소프트 올해 영업이익인 1조428억원(전년 대비 증가율 117%)에는 못미치지만,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넷마블은 하반기부터 신작을 대거 출시한다. 3분기에 방탄소년단(BTS)과의 두 번째 협업 작품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전세계에 선보인다. 4분기에는 ‘세븐 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닌텐도 버전)’을 내놓는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글로벌 출시도 예정돼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히트 시리즈인 리니지2M을 지난해 출시하면서 넷마블은 신작 출시 일정을 올해로 미뤘다”며 “올해 다수의 신작 출시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고공행진하던 엔씨소프트는 주춤한 모습이다. 리니지2M의 일매출이 출시 초기보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이 최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의 핵심 사용층이 리니지2M과 겹친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다만 올해 4분기 리니지2M의 해외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주가 모멘텀이 사라진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