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에 칼 겨누자 감사원장 찍어내기? 文정부 탈원전 치명상 우려도

입력 2020-07-27 13:35
수정 2020-07-28 09:36

감사원이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 결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감사원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던 '경제성 없음' 평가가 부적절했다고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감사원 감사 결과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이 인정될 경우 문재인 정부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수원은 7000억 원이나 들여 개보수한 월성 원전 1호기가 경제성이 없다며 돌연 폐쇄했다. 야권에서는 당시 결정에 정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때마침 여권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의 일부 발언 등을 집중 부각시키며 감사원 흔들기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정권에 칼을 겨눴다는 이유로 감사원장마저 찍어내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6일 한겨레신문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인용해 "최재형 감사원장이 2017년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냐'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장의 이런 발언에 귀를 의심했을 정도로 경악했고, 직권심리에 참석했던 공무원들도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적 언사'라는 시각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도 다음날인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재형 원장은 동서들이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재직 중이고 탈원전 정책을 적극 비판해온 언론사의 논설주간"이라며 "이들이 영향을 미쳤다면 감사원법에 따라 제척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따르면 최재형 원장은 지난 4월 월성1호기 감사 직권심리 과정에서 '대선득표율이 낮다'면서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사실이라면 명백한 정치중립 위반이자 정부의 정책결정을 부정하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감사원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감사에 대해 "현재 공식적으로는 결론이 정해지지 않았다. 언제 발표될 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