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언택트(untact)’ 바람이 금융권에 불어닥친 가운데 광주은행(은행장 송종욱)이 ‘포스트 코로나’ 체제 전환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영업점 방문객이 줄고,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체 건수가 확연히 늘어나는 등 금융업무에도 비대면 거래가 급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은 단순한 비대면 거래 증대가 아닌 새로운 디지털 금융 비전 설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디지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지금이 바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디지털 혁신의 골든 타임”이라며 “디지털 부문 채용을 늘리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 속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15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올 하반기 지방은행 최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갖춘 선도은행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탄탄한 내실경영 강화 △지역밀착 경영 확대 △디지털 역량 제고를 추진전략으로 내세웠다. 특히 디지털 역량 제고를 위해 디지털사업부에서 소매신용여신과 마이 데이터 사업 등을 총괄하도록 업무를 일원화했다.
광주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과 자산관리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챗봇 상담시스템 ‘베어비’ 오픈광주은행은 지난달 스마트뱅킹(APP)과 모바일웹뱅킹(web)에서 챗봇 상담시스템 ‘베어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베어비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지난해 4월 서비스에 들어간 채팅상담 시스템보다 진화된 상담 프로그램이다.
기존 채팅상담 시스템은 고객이 비대면채널(스마트·모바일웹·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직원과의 채팅으로 상담을 진행했다면 베어비는 대기시간 없이 연중무휴 24시간 빠르고 정확하게 상담하는 장점을 가졌다. 고객이 입력하거나 선택한 질문에 답변과 함께 해당 서비스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메뉴를 제공하는 것도 베어비의 특징이다.
광주은행은 스마트·모바일웹뱅킹에서 베어비 시범운영을 마치면 인터넷뱅킹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9월에는 ‘보이는 ARS’ 서비스를 개시해 고객상담채널 디지털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피해 지원 비대면 서비스광주은행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 신청에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업자등록증, 부가세증명원,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와 같은 필수 서류를 ‘스크래핑(금융사, 공공기관, 정부 웹사이트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고객의 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 방식으로 제출받고, 임대차 계약서도 사진촬영으로 대신했다.
기업고객의 대출심사서류도 무방문 제출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2018년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해 기업고객으로까지 확대했다. 개인고객은 일반 공인인증서, 개인사업자와 법인은 홈택스 공인인증서 인증으로 간편히 서류 제출이 가능하다. 모바일 접근성 품질 인증 획득광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와 스마트뱅킹앱에서 오픈뱅킹을 서비스하고 있다. 본인명의 타은행 계좌를 등록한 뒤 잔액조회, 거래명세조회, 계좌이체, 자주쓰는 계좌등록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가품질인증기관 웹와치로부터 스마트뱅킹과 모바일웹뱅킹, 본인인증(APP) 3개 부분에 대해 ‘접근성 품질 인증’도 획득했다. 광주은행은 2018년 인터넷뱅킹 접근성 품질 인증을 획득한 데 이어 모바일뱅킹 등 모든 비대면채널의 인증을 획득해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금융 및 정보 취약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발굴과 소매신용여신 혁신, 마이 데이터 사업 적극 대응으로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비대면 금융 경쟁력 강화와 플랫폼 고도화 등 데이터 기반 금융업에서 승기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