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 엄마가 죽음보다 두려운 아이

입력 2020-07-25 14:20
수정 2020-07-25 14:22

오늘(25일) 방송되는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의문스러운 굿판과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연을 전한다.

지난 6월 21일, ‘실화탐사대’에 한 사립 중학교에서 굿판이 벌어졌다는 황당한 제보가 들어왔다. 처음 현장을 목격한 정희(가명) 씨에 따르면 당시 징 소리가 울리던 학교 현관에서는 한 남자가 돼지를 발골하고 있었고 비품실에는 제사상이 차려져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신성한 학교에서 벌어진 굿판! 더욱 놀라운 것은 교내 모든 CCTV까지 꺼놓은 채 굿판을 벌인 사람이 바로 학교의 행정실장이라는 것. 그녀는 대체 왜 학교에서 굿판을 벌인 걸까.

굿판 이후, 학교는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아이들 사이에는 귀신 괴담까지 퍼져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번 굿판이 더욱 소름 끼치는 이유는 또 있었다. 굿판 현장에서 정희(가명) 씨와 교장 선생님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발견된 것이다! 그날 이후, 운전한 지 수십 년 만에 교통사고가 발생한 교장 선생님과 악몽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정희(가명) 씨. 정희(가명) 씨는 이 굿판이 자신을 저주하는 굿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과연, 그날의 굿판은 정말 저주의 굿이었을까.

두 달 전, 행정실장과 갈등이 있었던 두 사람. 행정실장이 학교 서류를 처리하면서 前 학부모 운영위원장이었던 정희(가명) 씨의 서명과 도장을 도용했고 이에 대해 교장과 정희(가명) 씨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행정실장이 교육청 감사를 앞둔 지난 21일, 학교에서는 굿판이 벌어졌다. 행정실장은 3년 전, 베어낸 나무 속 목신(木神)이 노했기 때문에 모두의 안녕을 위해 굿을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속인들은 학교에서 굿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죽은 나무엔 목신(木神)이 없다고 말한다.

평소에도 교장 선생님을 뛰어넘는 학교 최고의 실세였다는 행정실장은 선생님들은 물론, 아이들에게까지 불편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행정실장이 前 이사장의 동생이기 때문에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학교에서 굿판을 벌인 행정실장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선 학부모들. 그리고 여전히 묵묵부답인 학교를 대신해 어렵게 행정실장을 ‘실화탐사대’ 제작진이 만났다. 미궁에 빠진 굿판의 진실! 과연, 이들은 굿판에서 무엇을 빌었을까.

한편 지난달, 손자에게서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은 할머니, 겁에 질린 손자는 자신이 쫓기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수업 중인 학교에 갑자기 엄마가 찾아와 자신을 강제로 데려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엄마로부터 신변을 보호해달라며 직접 경찰에 신고까지 한 준영(가명)이. 그날 이후, 우연히 아이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엄마와 집에 가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는 열한 살 아이. 준영(가명)이는 왜 죽음보다 엄마가 더 두렵다고 호소하는 걸까.

3살 터울 남매를 둔 공무원 부부. 준영(가명)이 가족은 부러움을 살 정도로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었다. 특히 경찰관 아빠를 자랑스러워한 준영(가명)이. 그런데 작년 9월, 아빠 철우(가명)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행복했던 준영(가명)이의 일상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준영(가명) 아빠의 죽음은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빚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뒤늦게 남동생이 형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메모와 녹음 음성들에는 또 다른 진실이 담겨 있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결심하기 한 달 전, 아내의 외도사실을 알게 된 철우(가명) 씨. 그가 남긴 음성 파일과 메모 속에는 십여 년간 믿고 사랑했던 아내의 배신에 매 순간 고통이 담겨 있다. 아내의 출장에 동행했던 내연남은 심지어 같은 아파트 단지의 이웃! 두 사람은 경찰인 철우(가명) 씨의 근무 시간에 맞춰 집에서까지 관계를 이어갔다. 파국으로 치닫는 부부와 그 모습을 지켜본 아이. 그리고 하루아침에 아빠를 잃은 후 엄마, 동생과 함께 지내던 준영(가명)이는 지난달 8일, 집에서 스스로 도망쳤다.

부인의 외도 때문에 괴로워하던 아들을 가슴에 묻었던 할아버지는 며느리 때문에 손자마저 잃을 수 없어 최근 준영(가명)이를 거두기로 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아들의 장례 이후, 준영(가명)이를 못 키우겠다고 누차 호소했던 며느리의 친권 박탈 소송을 진행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상처를 입은 아이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죽음을 말하는 열한 살 준영(가명)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오늘 저녁 8시 50분 ‘실화탐사대’에서 공개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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