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34·사진)이 모처럼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진기록을 하나 세웠다. 투어 사상 최장거리 파세이브다.
배상문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TPC 트윈시티스(파71·7164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3M오픈(총상금 660만달러) 1라운드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했다. 이 볼은 그러나 300야드를 넘게 날아가 우측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물에 빠졌다. 다시 1벌타. 순식간에 4타를 소비한 것이다.
그는 홀까지 250야드 남은 지점에서 하이브리드를 꺼내들었다. 5온 1퍼트면 보기, 2퍼트면 더블보기인 상황. 배상문이 친 다섯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간 뒤 홀 속으로 사라졌다. 파세이브를 한 것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PGA투어가 선수들의 샷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먼 거리에서 파를 지킨 기록이라고 전했다. 종전 기록은 2011년 스티브 보디치(미국)가 RBC 헤리티지 1라운드 4번홀(파4)에서 176야드를 남기고 친 네 번째 샷을 홀에 집어넣은 것이었다.
배상문은 그러나 이날 4오버파 75타를 적어내 커트 탈락 위기에 처했다. 투어 통산 2승을 들고 있는 배상문은 지난 2월 푸에르토리코 오픈 이후 5개월여 만에 대회에 출전했다.
같은 홀에서 더스틴 존슨(미국)은 9타를 치는 부진 끝에 기권했다. 티샷은 좋았다. 하지만 세컨드샷이 문제였다. 핀까지 208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샷까지 모두 워터해저드에 빠트렸다. 여덟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그는 1퍼트로 홀아웃해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이날 7오버파를 기록한 그는 허리통증을 이유로 대회를 포기했다.
대회 첫날 진기록을 작성한 이는 또 있다. 4년 만에 투어에 복귀한 보 반 펠트(45). 투어 1승을 들고 있는 그는 이날 195야드짜리 파3인 8번홀에서 아이언으로 친 샷을 곧바로 홀에 넣어 홀인원을 터뜨렸다. 그는 첫 라운드를 공동 10위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