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3일(16: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고채 금리가 23일 소폭 하락하면서 3년물 기준 사상 처음 연 0.7%대로 진입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을 보유하려는 투자 수요가 꾸준히 몰린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장내 시장에서 0.797%로 전날보다 0.007%포인트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12일 처음 0.8%대로 떨어진 뒤 2개월여 만의 0.7%대 진입이다. 3년물 금리는 지난 4월 처음 연 1.00% 밑으로 내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전망 악화가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고채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3.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소비와 수출의 더딘 회복 탓에 연간 성장률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올해 GDP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0.2%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1.25%→0.75%)을 단행하고, 지난 5월 28일 추가로 인하(0.75%→0.5%)했다.
국고채 금리 하락은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는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동안 3만6543계약의 국채선물(KTB)을 순매수했다. KTB 한 계약은 표면금리 연 5%짜리 가상의 국고채 1억원어치를 의미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금리가 동인한 국가신용등급을 갖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높다”면서 “이로 인해 재정거래(금리 차이를 이용한 안전한 거래)를 노리는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채권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