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익의 건강노트] 쏟아지는 금연치료제 '챔픽스' 복제약…수면 장애 등 일부 부작용 주의해야

입력 2020-07-24 13:47
수정 2020-07-25 01: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단둘이 이야기를 나눠도 1m 이상 떨어져야 하는 세상이 됐지만 흡연구역에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흡연자는 이미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는데도 흡연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 같은 인식은 전자담배의 판매 증가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꾸준히 감소하던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2월부터 증가하고 있습니다. 흡연 장소에 모이던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되 담배만큼은 포기하지 못해 전자담배로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니코틴 중독입니다. 담배 속 니코틴이 뇌까지 도달하면 쾌감을 느끼는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7초도 안 되는 시간에 쾌감을 느낄 수 있는데 니코틴이 공급되지 않으면 도파민이 부족해지고, 흡연자는 다시 담배를 찾게 됩니다. 니코틴의 강력한 중독성은 코카인, 헤로인만큼 강할 뿐 아니라 전자담배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자담배 이용자 대부분은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피우는 ‘멀티 흡연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 10명 중 8명은 일반 담배도 구입하는 멀티 흡연자입니다. 저도 야외에서는 일반 담배를, 차 안에서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복 흡연 형태가 흡연자의 흡연량을 늘리고 니코틴 의존도를 높여 더욱 금연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합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금연을 시도하기 좋은 때라고 설명합니다. 정부도 금연을 돕기 위해 금연 치료에 필요한 의료진 상담과 금연치료 의약품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년에 3회 가능하기 때문에 한 번 실패해도 재도전이 가능합니다.

전문의 상담과 약물치료로 이뤄지는 정부 지원 금연치료는 스스로 하는 금연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합니다. 금연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챔픽스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입니다. 챔픽스는 담배 대신 뇌 속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분비하게 하는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챔픽스를 복용한 흡연자의 12주 금연 성공률은 33.5%로, 다른 금연보조제 대비 높은 금연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대한금연학회 회장인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사의 금연 권고는 무엇보다 강한 동기가 된다”며 “수면 장애 등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챔픽스는 일반적인 다른 약에 비하면 부작용이 매우 낮은 편이기에 일단 금연을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연 치료를 받으려면 가정의학과,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등을 찾으면 됩니다. 정부 지원 사업에 모든 병의원이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연길라잡이 홈페이지 또는 전화 상담(1544-3030)을 통해 먼저 안내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선 최근 챔픽스 특허가 만료되면서 한미약품, 제일사이언스 등이 복제약을 내놓았거나 출시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챔픽스와 동일한 바레니클린 성분의 금연치료제 노코틴 에스를 출시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4년 63억원이던 챔픽스 매출은 2017년 650억원까지 올랐다가 전자담배의 영향으로 지난해 238억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은 이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