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7 대책’ ‘7·10 대책’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강남 등의 상승폭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전셋값 폭등도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은 56주 연속 오르는 중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셋째주(20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6% 상승해 지난주(0.09%) 대비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6·17 부동산 대책과 7·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의 영향으로 다주택자 및 단기거래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상승폭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6월 둘째 주부터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번 통계에는 지난 22일에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강남지역들의 매매가격 지수는 상승세가 다소 줄긴했지만 여전히 오르는 중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0.06%)는 지난주(0.13%)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방이동이나 문정동 위주로 많이 올랐다. 다만 보유세가 오르고 및 신천동 등에서 과열우려지역 현장단속이 있었던 탓에 매수세는 다소 줄었다는 게 감정원 측의 설명이다. 강남구(0.11%→0.06%)와 서초구(0.09%→0.06%)도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집값은 오르는 분위기다. 강남구는 개포동과 수서동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동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강북에선 이 지역 최고 재건축 단지인 성산시영이 있는 마포구(0.09%)가 상승했다. 최근 마포에서는 중형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에 육박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84㎡가 이달 초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달 15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니 한 달 사이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현석동의 새아파트 ‘래미안 웰스트림’ 84㎡는 지난달 1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밖엔 은평구(0.08%)에선 서부선 도시철도 호재가 있는 응암·불광동 집값이 뛰었으며, 용산구(0.08%)에선 이촌·신계동 위주로 올랐다. 도봉(0.09%)·노원구(0.08%)는 9억원 이하 단지 위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대책 발표로 규제지역이 확대된 인천의 아파트값 상승폭은 계속 줄어드는 분위기다. 지난주 0.07%의 상승률에서 이번주 0.06%로 축소됐다. 규제 이후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동구(-0.02%) 등 일부 지역은 하락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수원(0.14%)·시흥(0.05%)·안산(0.03%) 등 경기지역의 추가 규제지역도 매수세가 위축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수도권으로 분류되면서도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벗어난 김포시는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늘며 0.31% 상승했다. 하남시(0.49%)와 광명(0.43%)·구리(0.30%)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기대감 및 BRT 노선 추가에 대한 호재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주엔 0.97% 급등했다.
‘임대차 3법’ 추진으로 전세매물 품귀와 전셋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56주 연속 오르는 중이다. 서울은 전주(0.13%) 대비 0.12% 올랐다. 상승폭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 전셋값이 더욱 불안해질 조짐인데, 정부 규제가 전세 공급도 줄이는 효과를 더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세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전셋값은 이번주 0.22% 뛰었다. 3000가구 규모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가 이사에 나서면서 이주 수요가 높아진 서초구(0.18%)는 잠원·서초동 위주로 상승했다. 신반포4지구는 오는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파구(0.16%)는 잠실·문정·송파동 위주로, 강남구(0.20%)는 교육환경 양호한 대치·역삼동 위주로 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강남권 전세가는 마포 신축 아파트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는 모양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의 전용 84㎡ 전셋값은 16일 16억5000만원에 계약 체결됐다. 한달 전 전셋값은 14억3000만~14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97㎡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감정원은 “임대차 관련 법안 추진과 매매시장 불안 등에 따른 영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