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시행사-입주민, 상가 분양 방식 놓고 갈등

입력 2020-07-22 17:53
수정 2020-07-23 03:32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의 상업시설(상가) 분양 방식을 놓고 엘시티 시행사와 엘시티더샵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갈등을 빚고 있다. 시행사는 개별분양을 추진하고 있지만 입주자대표들은 전체분양(통매각)을 통해 대기업 유통사가 입점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서다.

22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피에프브이(PFV) 측은 최근 엘시티 1~3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인 포디움(전용면적 2만9000여㎡)에 대한 신세계그룹과의 스타필드시티 입점 협의를 종료하고, 개별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개별분양 상가 규모는 300여 실이다. 앞서 엘시티PFV는 지난해 11월 신세계그룹과 스타필드 입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6개월 가까이 협의를 벌였다. 하지만 양측이 수익률 배분 등의 문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엘시티PFV 측이 위탁운영에서 개별분양으로 선회한 것은 대규모 쇼핑몰이 엘시티에 입점하는 것에 대해 해운대구와 상인연합회 등 지역 사회 반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스타필드와 협상이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니어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상가가 자리를 잡아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882가구 입주민을 대변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2대 주주인 강화(주) 등은 개별분양을 반대하며 전체분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개별분양을 반대하는 주민동의서를 받아 부산시와 해운대구 등 관련기관에 공문을 발송했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분양대행사를 통해 개별분양을 하면 6000억원, 전체분양을 하면 4000억원 선에서 팔릴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 분양으로는 상권 활성화가 쉽지 않아 상가 구입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