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행인 생명 구한 사람 찾았다…아산병원 간호사

입력 2020-07-22 17:43
수정 2020-07-22 17:45

최근 울산 도심 길거리에 쓰러진 7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하고 사라졌던 간호사의 정체가 밝혀졌다.

울산 중부소방서는 자신의 선행이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알게 된 간호사가 소방서로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고 22일 밝혔다.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편지의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병동에 근무하는 백모 간호사로, 지난 주말 본가인 울산을 찾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목격하게 됐다.

백 간호사는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께 울산시 중구 성안동 옥교공영주차장 인근에서 갑자기 쓰러진 70대 남성을 발견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구급대가 도착하자 구조 활동을 도와 화제가 됐다.

중부소방서 측은 백 간호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지만 이름도, 연락처도 몰라 언론을 통해 백 간호사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백 간호사는 편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뉴스를 보고 많이 당황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했다"면서 "친구들과 거리를 걷던 중 건너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맥박이 잡히지 않고, 호흡도 비정상적이어서 4~5분간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119가 빨리 도착했다"면서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분이 소중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119에 신고해 주신 다른 시민과 현장에 빠르게 도착한 119 대원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지체 없이 현장에 빠르게 도착해 응급처치를 서둘러주셨던 119 대원분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간호사는 "중증환자들이 여러번 제세동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가족 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항상 아프고 무거웠는데 쓰러진 남성이 안정적으로 회복중이라고 하니 이제야 무거웠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그날의 긴박한 순간을 잊지 않고, 제가 담당하는 암 환자 한분 한분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간호하겠다"고 전했다.

울산 중부소방서는 향후 백 간호사에게 하트 세이버를 증정할 예정이다.

하트 헤이버는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멈춘 환자를 심폐소생술 또는 자동신장충격기 등으로 소생시킨 사람에게 주는 인증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