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웨덴 정상외교 1년 만에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 결실

입력 2020-07-22 16:57
수정 2020-07-22 17:57


"스웨덴 기업들은 전자 헬스 데이터 등 한국과의 3대 우선협력 사업 중에서 바이오 헬스를 가장 중요시할 생각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두 나라가 협력하면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중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레이프 요한손 아스트라 제네카 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가 향후 5년간 6억3000만달러(약 7500억원) 달러를 한국에 투자한다고 발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과의 바이오헬스 분야 협력에 남다른 기대감을 보였다. 스웨덴은 단백질연구 등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국으로 꼽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스웨덴의 아스트라가 영국의 제네카를 합병한 회사로 스웨덴 최대 글로벌 제약사다.

그동안 외국기업의 국내 바이오메디컬 R&D 투자규모가 3000만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당시 투자규모는 이례적으로 평가받았다. 국빈 방문에 대한 스웨덴 정부와 기업의 '선물 보따리' 정도로 간주됐다. 마침 스웨덴 방문에 앞서 2019년 5월 우리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 국가비전'을 내놨던 터라 이에 대한 호응 정도로 봤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당시 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인연은 코로나19백신 위탁생산으로 이어지며 양국의 바이오헬스 산업협력을 확대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중인 코로나 19백신 위탁생산(CMO)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SK케미칼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백신 위탁생산을 보건복지부, 아스트라제네카와 3차 협력형태로 체결했다. 국내 백신기업이 글로벌 코로나19백신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SK케미칼은 녹십자와 함께 국내 양대 백신생산업체로 꼽힌다.

이번 계약에는 지난해 6월 아스트라제네카의 투자 계획 뿐 아니라 스웨덴 뢰벤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간 소통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한국을 답방한 뢰벤 총리는 스웨덴 정부와 한국이 보건복지분야 협력를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후에는 양국 정상은 전화통화로 백신개발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고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제약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 합류한 것은 처음"이라며 "국내 백신 수급 확보정책에도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