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8시29분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의 SLC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물류창고 근무자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3개월도 안 돼 비슷한 사고가 난 것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SLC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 냉동식품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일었다는 당시 현장 근로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 연면적 11만5000㎡ 규모다. 지상 1층에는 이마트24와 제이오피엔피(JOPNP)가, 지하 1층에는 오뚜기물류가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 지하 3~4층은 오뚜기물류와 JOPNP의 저온창고가 있다.
당시 물류센터 근무자는 총 69명으로,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5명의 사망자 시신은 모두 지하 4층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갑작스러운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상자는 8명으로 중상 1명, 경상 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발생 1시간 여 만인 오전 9시10분께 화재대응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진화작업을 벌여 10시30분께 불길을 잡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조만간 경찰·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기관과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사고소식을 접한 뒤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낮 12시께 화재 현장을 찾았다. 이 지사는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용인=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