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 겨냥해 자국 앞바다서 美항모전단과 '합동훈련'

입력 2020-07-21 16:21
수정 2020-10-19 00:02

최근 중국과 국경선 분쟁으로 유혈 충돌을 벌인 인도가 자국 앞바다에서 미국 항공모함까지 가세한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21일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해군은 전날 벵골만의 안다만·니코바르 제도 인근에서 미국 해군과 군사훈련을 벌였다.

벵골만은 인도와 미얀마 사이에 있는 바다로 안다만·니코바르 제도는 벵골만 동쪽 끝에 남북으로 700~800㎞가량 길게 늘어섰다. 전략적 요충지인 이 제도에는 인도 해군이 주둔해 있으며 군사 기지도 설치돼 있다.

PASSEX(패싱 엑서사이즈)라고 불린 이번 기동 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이끈 함대와 인도 해군의 구축함, 잠수함 등이 참여했다. 인도 해군은 니미츠호가 전함들을 이끌고 항해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니미츠 항모전단은 18일 믈라카 해협을 통과해 인도양에 들어섰다"며 "양국 해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연동 능력 등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달 들어 영유권 분쟁지인 남중국해에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항공모함 2개 전단을 보내 잇따라 훈련에 나서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7함대 대변인 조 제일리 중위는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 등 2개의 항공모함 타격단이 필리핀해와 남중국해에서 항공모함 2척이 참여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필리핀해와 남중국해에서 2개의 항모 타격단을 운용하는 것은 미 해군에 좋은(advanced) 훈련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투 지휘관들에게 지역 정세에 대응해 미 해군이 필요할 경우 상당한 작전상의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모 2척이 동시에 참여하는 것이 어떤 정치적 또는 세계적 사건에 대응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미 해군이 인도·태평양 전역에 걸쳐 안보와 안정, 번영을 도모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훈련은 사실상 중국이 파라셸군도 인근 해역에서 자체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에 대응해 이뤄지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인도도 그간 중국이 인도양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해왔다. 특히 지난달 15일 분쟁지 라다크 지역에서 중국과 국경 충돌로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하자 인도양에서 중국 측 선박 등에 대한 감시와 정찰 활동을 강화했다.

인도 해군은 지난달 27일에는 인도양에서 일본 자위대 해군과 군사 훈련도 진행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잇따라 개발하는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으로 인도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실제로 중국은 2013년 인도양에 핵 추진 잠수함을 파견했고, 2017년에는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확보하는 등 방글라데시, 몰디브, 파키스탄 등 인도양 곳곳에 거점을 마련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