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움직이는 걸 봤다면 경기위원을 불렀을 것이다.”
욘 람은 메모리얼토너먼트 최종라운드가 열린 19일 우승만큼이나 짜릿한 ‘롤러코스터’ 경험을 맛봤다. 16번홀(파3)에서 만든 환상적인 칩샷 버디가 보기로 바뀐 것이다. 웨지로 공을 띄워 치기 위해 여러 차례 어드레스하는 과정에서 공이 움직인 것이 뒤늦게 발견돼 스코어 카드를 적어내기 직전 2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람의 아이언 티샷이 그린 옆 깊은 러프로 들어갔다. 우승 문턱을 한 발짝 남겨뒀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는 위기. 람은 높은 탄도의 로브샷을 시도했고, 이 샷이 그린에 떨어져 굴러간 뒤 홀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람의 칩샷 버디는 경기 후 보기로 정정됐다. 방송 중계 슬로모션 화면에 웨지가 공 주변 잔디를 건드릴 때 공이 미세하게 움직인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경기위원회는 스코어카드 접수처에 온 람에게 이 장면을 보여줬고, “움직이는 걸 보지 못했다”던 람도 벌타를 받아들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